마음
* 도라지 꽃 * 주응규 산허리 굽이굽이 감아 도는 오솔길 언덕바지에 정결히 피어나 살래살래 가냘픈 목 늘어 빼고 먼발치 말끄러미 바라다보며 누굴 간절히 기다리시나 가슴에 굳은 언약 새겨둔 채 홀연 떠나가신 임을 기약 없이 기다려 온 가마득한 나날 햇빛 달빛이 늘어뜨린 긴 그림자에 먹혀가는 세월이여 한숨에 절로 터트리는 눈물 못다 나눈 정(情)이 애달파 철철이 피고 지기를 거듭하는 영원한 사랑 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