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남산//오세영
경주 남산엔
아직도 옛 신라인이 살고있다 하드라.
욕된삶이싫어 속된인연이싫어 몸을벗어버리고
색을 벗어버리고 마침내 이 땅을벗어나
남산 그어드매
온전히 혼령으로 살아있다하드라.
경주 남산엔 아직도 옛 신라인이
신라말로 신라를 살고있다하드라.
낮엔 굳어버린 저 돌부처
모로누워 침묵한 저 미륵돌
그러나 그대는보리라
달빛 푸르게 쏟아지는 어느 봄날엔
돌부처가 돌아숨쉬는것을
돌미륵 벌떡 일어나 춤추는것을
햇빛부신 낮이아니라
어둠짙은 밤이아니라
처용이 춤추던 꼭 그밝은 달밤에---
그대 남산 솔바람에
실려오는 만파식적
그 영원한 소리를 들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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