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마름(물밤.말밤)의효능

민들레a 2013. 9. 27. 09:53

 

 

 

 

마름은 수면에 떠서 자라는 1년초이다. 물위의 로제트 형 잎을 사방으로 펼치고 출렁출렁 물결을 탄다.

마름이 자라는 연못의 물은 크게 출렁거릴 뿐 잔물결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래서 연못의 물은 언제나 정적이다.
잎은 삼각형을 띤 마름모꼴이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많으며 잎 끝이 뾰족하다.

잎자루에 볼록한 공기 주머니가 있어서 물에 잘 뜨지만 물 속에 잠기는 잎도 있다. 이 공기 주머니를 손가락으로 집으면 톡 하고 터진다.

옛 책에서는 마름이 이리저리 물결을 따라 흔들린다고 하여 부평초(浮萍草)라고 하나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식물학적 분류 지식이 부족했던 때 중국 문헌을 인용하면서 혼동을 한 것 같다. 부평초는 논에서 흔히 보게 되는 개구리밥을 말한다.

마름의 뿌리는 물 밑 진흙 바닥에 박혀 있다. 씨에서 발아한 싹이 길게 자라 물위에 뜨게 되고 이 때부터 잎이 로제트 꼴을 이루며 자란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마름은 물에 떠서 자라는 부유성 수초가 아니라 진흙에 단단한 뿌리를 두고 사는 육상 식물과 다름없다

가느다란 줄기는 물의 깊이에 따라 긴 것이 있는가 하면 얕은 곳에서 자라는 짧은 것도 있다.

한 번 길게 자란 줄기는 물이 빠지면 옆으로 눕고 물이 불어나면 바로 선다.

물의 깊이에 따라 스스로 높낮이를 조절하여 물에 가라앉는 법이 없다. 물 속에 있는 줄기의 마디에 실뿌리가 돋아나 있다.

깃털 같은 검은 색 실뿌리를 통해 물 속의 유기물을 흡수한다.

진흙에 뻗어 있는 뿌리는 줄기를 지탱하는 역할이 더 강하고 줄기에 붙은 이 실뿌리가 뿌리의 기능을 발휘한다.

한 여름 수면 위로 올라온 흰 꽃은 작고 앙증맞다. 꽃잎은 4장이고 흰색이지만 약간 분홍색을 띠는 것도 있다.

꽃자루가 짧아 잎의 중앙에 붙은 것처럼 보인다. 한낮이면 꽃잎이 활짝 펴지고 해가 기울면 반쯤 오므린다.

중국에서는 중요한 목초로 여기는 자원 식물이다. 중국의 중남부 지방 물소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낮의 대부분을 물에서 지낸다.

이 때 물소는 물위에 뜬 마름을 걷어 즐겨 먹는다. 마름은 부드러우면서도 영양가가 많아 물소로서는 더없이 좋은 사료가 된다.

지천에 깔려 있는 먹이를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더위도 식힐 수 있으니

물소에게 있어서 마름 호수는 낙원이나 다름없을 것이고 자연히 물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초가을에 까만 열매로 익는데 양쪽 끝이 뾰족해 져서
날카로운 가시가 된다. 속은 하얀 과육으로 가득 차 있어 생으로 먹을 수 있다.

그 때문에 물에서 따는 밤 같다고 하여 물밤 또는 말밤, 말뱅이라고 한다.

열매를 잘 말린 것을 능실(菱實), 능각(菱角)이라 하여 위장병, 치질, 식도암, 자궁암 등의 치료에 쓰인다.

최근에는 이 열매에 항암 성분이 있다는 것이 임상 실험으로 증명되었다.

전통적인 민간요법으로는 술독을 풀어 주고 설사약, 진정제, 해열제로 써 왔다.

연못에서 금방 딴 신선한 열매를 껍질 째 짓찧어 볼거리 할 때 환부에 붙이면 금방 가라앉는다고 했다.

마름 열매의 주성분은 단백질 21.89%, 지방 1.35%, 탄수화물 6.8%, 회분 13.41%로 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열매에서 전분을 채취하기 위해 연못에 재배하는 자원식물이다.

가을에 열매가 익으면 마르지 않도록 저장했다가 봄에 물을 뺀 진흙 밭에 뿌리고 싹이 돋아나면 물을 대 재배한다.

수확기에 줄기를 거두어 사료로 하고 열매는 발효시켜 주정을 뽑는다.

문헌에서 보는 마름은 《시경(詩經)》이 최초가 아닌가 한다. 시경 국풍(國風) 주남(周南) 편에 저구(雎鳩)라는 새와 마름(荇菜)이 나온다.